슬슬 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하는 요즘.. 아직 한여름은 아니지만 나이 탓인지 이제 더울때는 바깥 나들이도 잘 안하게 된다. 그 덕에 올 여름은 5월부터 야외 나들이를 피하고 있어 사진도 못찍고 있는데 작년이랑 비교해보면 정말 올해는 바깥 나들이를 하지 않는거 같다.
아마 나이를 한 살 더 먹은탓에 체력이 딸리는걸 체감하는 요즘인데 간만에 동생들이랑 여름철 몸보신을 하기 위해 모였다.
다양한 성격의 다양한 식성을 가진 동생들... ㅎㅎ 몸보신엔 그저 여름엔 삼계탕이 최고다... 추어탕이다...하면서 갑론을박 중 영양탕을 즐기는 녀석들도 있으니 오늘은 그 모든 보양식을 한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신림에 있는 시골집 영양탕 삼계탕 이라는 가게를 찾았다.
신림역에서 대충 5분 정도 걸어가면 찾을 수 있었는데 골목쪽에 있다보니 길치인 나는 네이버 지도를 켜고 가서야 찾을 수 있었다. 근처까지 도착하면 간판은 비교적 눈에 잘 보이는데 골목까지만 잘 찾아가면 붉은색 간판에 노란 글씨가 눈에 딱 들어온다.
어라 들어가는 입구가 뭔가 운치가 있다... 뭔가 계곡을 앞에 두고 있어야 할거 같은 분위기가 가정집을 개량해서 만들어서 그런지 뭔가 자연이 함께 하는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한여름에 이렇게 나무들이 있으면 덜 덥고 시원해서 바깥에 평상이라도 깔고 삼계탕에 인삼주 한잔 즐기며 보내는 여름도 참 좋을거 같다. 요기 앞마당에 평상펴고 한잔할 공간은 없지만 거실쪽에 자릴 잡으면 이런 한적한 배경을 바라보면서 한잔을 즐길 수 있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갔기 때문에 바로 자리로 안내 받았다. 가정집을 개조한 구조라 큰방, 거실, 작은방 등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은 제법 많았고 테이블 개수도 많은 편이었다. 대충 가격을 살펴보니.. 음.. 가격대는 비교적 저렴해 보인다. 삼계탕 1인분에 12000원이면 나쁘지 않고 특히나 우렁 추어탕의 가격이 정말 착해보이는...
1등으로 도착한 관계로 먼저 자리를 잡았다. 개인적으로 영양탕이나 수육 등은 평소에 잘 먹지 않는 편이라 이런 보양식집을 찾을 일이 거의 없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변에 영양탕을 찾는 지인들도 많아지면서 가끔은 자리를 같이하곤 한다.
마지막으로 탕을 먹어 본지가 대충 20여년은 된거 같은데 오늘은 과연 맛을 볼지 아니면 삼계탕이나 추어탕만 먹을지 이때까지는 마음을 못정했다.
일행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하면서 슬슬 음식을 주문했다. 다들 퇴근하고 저녁을 안먹고 온 시간이라 식사를 위해 사람에 따라 영양탕이나 추어탕,삼계탕 등 식사꺼리를 하나씩 주문하고 술안주로 먼저 수육과 전골을 주문했다.
음.. 수육은 먹어본적이 있어도 전골은 한번도 안먹어 봤는데.... 전골맛은 어떨지 살짝 궁금하기도..
먼저 밑반찬들이 하나씩 올려졌다. 파김치, 깻잎 무침, 양파와 당근, 깍두기 등이 올려졌는데 반찬들 하나하나가 정말 맛있다.
일단 김치맛이 맛있는 집은 음식이 맛있는 집이라고 생각하는데 깍두기는 정말 맛있었고 파김치와 깻잎도 아주 굳이다.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반찬에 자꾸 손이간다.
가장 맛있었던 깍두기.. 일단 무 자체가 달달한 맛이 많이 나는거 같았다. 적당히 아삭하고 시원해서 한입 먹으면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 깍두기를 안주삼아 소주 한병도 먹을 수 있을거 같다.
아주 맘에 들었던 깍두기...
양파도 맵지 않고 달달하니 상태가 괜찮았으며 고추는 딱 봐도 매워보여 패스했다. 당근은 쌈장에 찍어서 먹어보니 달달하면서 아삭거리는 소리에 반해 하나 둘.. 혼자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당근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 달달한 당근을 먹다보면 자꾸 먹게 된다는거...
요 깻잎은 수육을 싸서 먹으면 딱 좋았는데 간이 짜지 않고 적당해서 깻잎을 두장으로 싸먹어도 괜찮았다. 깻잎이 모지래서 추가로 더 시켜서 먹은...
수육에 함께 나오는 탕 국물이다. 인당 하나씩 올려지고 그 다음에 수육이 나왔다. 여럿이 모인 자리다 보니 수육과 전골을 함께 시켰는데 수육이 먼저 나왔다.
이미 다 익혀져서 나왔기 때문에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보는 수육... 도대체 언제 마지막으로 먹어봤던지 기억도 잘 안나는데.. 예전에 먹었던 비쥬얼이랑 뭔가 좀 다르다.. 알고보니 배받이라는 부위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갈비,배받이 등 부위마다 비쥬얼이 좀 다르다고 한다. 배받이가 아주 인기가 좋고 맛있다고 하는데 취향에 따라 맛있는 부위가 다르다고..
일단 비쥬얼이 좋다. 그리고 잡내가 하나도 안난다. 보통 영양탕집이나 삼계탕집 등은 들어감과 동시에 뭔가 그 특유의 냄새가 내부 곳곳에 배어 있는 느낌인데 어떻게 된게 시골집 영양탕 이집은 그런 냄새들이 없다.
수육에서도 냄새는 당연히 안난다.. 오늘 수육이나 탕을 먹어볼까 말까 살짝 고민하다가 요 비쥬얼을 보고 일단 먹어보기로 ~
수육을 먹을 때 함께 먹을 개인소스... 식초와, 기름, 겨자 등을 적당히 넣어서 입맛에 맞게 만들어서 먹으면 된다. 새콤한걸 좋아하면 식초를 조금 더 .. 톡쏘는 알싸함이 좋으면 겨자를 좀 더 넣어도 될듯..
난 요거 어떻게 만드는게 좋을지 몰라서 가게 실장님이 직접 비율을 조절해 주심 ~ 결론적으로 요 소스 맛이 굳 ~
먹어볼까 말까 망설이다 일단 한점 먹어보는걸로.. 부추에 고기 한점 덜어서 소스에 푹 찍어서 한입..
오오.. 너무 오랫만에 먹어보는 수육인데 맛있다... 잡내 하나도 안나고 입에서 살살 녹는다.. 술을 부르는 맛이다..
덕분에 소주가 술술 넘어간다. 깻잎에 싸서도 먹어보고 그냥 소스에 찍어서도 먹어보고... 요즘처럼 기력이 허하다고 느낄 때 기력회복용으로 아주 좋을 음식이다. 이집 수육? 제대로다.
많은 보양식 집을 다녀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일행들이 데리고 간 곳들은 다들 맛있는 곳으로 유명하다는데만 갔었는데... 와.. 여기 수육 참 괜찮은 편이다..
수육에 소주 한잔 하면서 얘기를 나누던 중에 등장한 전골.. 그동안 전골은 한번도 안먹어 봤는데 전골은 과연 어떤 맛일까? 먼저 국물부터 한입 맛을 봤는데 탕이 좀 진한 국물맛이라면 전골 국물은 맑고 깔끔한 맛이다. 개인적으론 전골 국물맛이 더 입에 맞는 듯..
영양탕은 밥을 말아 먹으면 맛있고 전골에는 다 먹은 뒤에 밥을 볶아 먹으면 맛있다고 한다.
이날 너무 배불리 먹어서 볶음밥까지는 못먹었다.. ㅎㅎㅎ
첨 먹어본 전골맛.. 생각보다 괜찮은듯.. 수육처럼 역시 잡내는 없다. 야들야들한 고기가 입에 들어가면 살살 녹는다. 고기는 그저 수육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전골과 선택하라면 왠지 선택장애가 생길거 같다.
전골에 들어있던 갈비... ㅎㅎ 한 녀석이 갈비를 잡고 뜯기 시작했다. 난 갈비를 뜯진 못하고 일단 요렇게 사진으로 인증 ~ ^^
수육에 전골에.. 소주한잔 즐기면서 오래만에 만난 동생녀석들과 수다를 나누는 사이 드디어 식사가 등장했다.
한방 삼계탕과 우렁 추어탕, 그리고 영양탕 등 개인별로 주문한 식사가 하나 둘 등장했다.
일단 조금씩 나눠서 하나하나 다 맛보는걸로 ~
한방 삼계탕은 일단 닭 사이즈가 큼지막하다. 작은 닭을 사용하는곳이 많아 삼계탕 한 그릇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은곳도 많은데 요기는 닭한마리 사이즈가 넉넉한 편이라 한끼 식사로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조금 푹 익혀서 달라고 하면 부드러운 닭고기가 나오고 조금 쫄깃하게 먹고 싶으면 미리 얘기하면 입맛에 맞게 조리해서 나온다. 여름의 대표적인 보양식이라고 하면 아마 삼계탕이 1등이지 않을까 싶다.
난 개인적으로 여름에 추어탕을 제일 많이 편이다..
이번에는 영양탕이다.. 영양탕의 국물맛은 수육을 내 올때 개인별로 탕국물이 하나씩 나오기 때문에 미리 국물맛은 맛봤다.
진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개인적으론 전골의 국물맛이 내 취향엔 좀 더 맞는데 탕 국물도 매력있다.
푸짐하게 한 숟가락 가득 덜어서 찰칵 ~ ^^수육이든 탕이든 전골이든 고기의 상태는 모두 좋다. 잡내가 전혀 안나고 간도 강하지 않아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다.
오늘같은 안주에는 술이 정말 술술 넘어갈 수 밖에 없는 날이라 다들 술잔 채워주기 바쁘다.
내가 여름이면 가장 많이 먹는 보양식인 추어탕.. 직장 근처에 추어탕집이 있어 자주 먹게 되는데 올 여름엔 보양식을 먹을 일이 잘 없을거 같다.. 사무실 위치가 조금 바껴서 근처에 보양식으로 먹을 만한 음식이 하나도 없다는거...
평소 추어탕은 자주 애용하는 편인데 요기 추어탕은 신기하게 우렁이 들어간다.
가격도 아주 착한데 일단 국물맛이 굉장히 개성있다. 우렁의 양이 많지는 않은데 향긋한 향이 나면서 우렁의 맛도 느껴진다. 그동안 먹어본 추어탕중에 손꼽을 만한 맛인듯..
음식들이 전체적으로 다 마음에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요 우렁 추어탕은 내취향이다..
식사를 마칠 때 쯤에.. 술안주로 하나 더 주문한 음식.. 마지막 음식은 무침이다. 이거 역시 한번도 먹어본적이 없는데 무침이라고 하면 뭔가 상큼하면서 시원한 맛으로 먹는게 익숙해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 따끈한 고기에 파와 부추 등을 이용해 무쳐서 깨를 올렸다.
오오.. 비쥬얼부터 예사롭지 않다. 궁금함에 못이겨 요것도 맛을 봤는데 오호.. 무침도 매력있다.
오늘 음식들은 전체적으로 모두 만족스러운 편이다.
모든 식사가 끝나고 술안주 삼아 주문한 무침인데 맛이 좋다보니 배가 부른데도 자꾸 손이간다.
한점 두점 먹다보니 이미 배는 남산만큼 불렀음에도 자꾸 먹게되는 자신을 발견했는데 좋은 안주에 좋은 사람들과 한잔을 즐기다보니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느낌이다.
오랜만에 지인들과 마주한 자리도 좋았고 맛있는 음식도 만족스러웠으며 간만에 보양식으로 몸을 챙겨준 느낌이라 좋았다.
오랜만에 먹은 보양식.. 수육과 전골, 무침 모두 만족스러웠으며 식사들도 아주 맛있게 먹었던 날...
한창 무더위가 시작되면 몸보신하러 한번 더 찾아가는걸로 ~^^시골집 영양탕 삼계탕 집.. 이집은 저장해 두는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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